유희열 '결국' 하차‥가요계 '표절 논란' 불붙나 (2022.07.18/뉴스데스크/MBC)

<해당 유튜브 댓글 中 Goldy님의 글>

 

▶ 유희열 씨는 <생활음악> 작업이 그의 커리어를 끝내는 프로젝트가 될 지 스스로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발표에 7년이 걸린 마지막 앨범 이후 그가 창작을 놓은지 8년. 즉 지난 15년 동안 그는 자신의 음악에 자신감을 잃어버렸고, 스스로의 색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뮤지션이었습니다. 전자 음악을 새로운 진로처럼 학습하던 <A Walk Around The Corner> 이후, 지난 20년 동안 발표한 것은 3장의 앨범이 전부이고, 그의 음악적 커리어는 그 이후 쭉 하향세였습니다. 마지막 앨범  <Da Capo> 제작 발표 방송에서 '더이상은 이렇게 못하겠다'며 음악 창작을 의식적으로 멀리해왔기에, 되려 이번 작업은 그에게 매우 리스키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대중성과 화제성을 멀리한,  단순한 피아노 창작이 되려 자신의 모습이 노골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작업임을 예상했어야 합니다만, 그는 스스로를 다시 한번 자신을 검열하지 못했고, 이전의 방식을 답습하면서 <생활음악>의 마지막 트랙조차 자기 복제의 테마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지난 8년동안 그는 타인의 음악 근처에 있었을 뿐, 자신의 음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했죠.

 지난 8년 TV 예능 활동으로 음악인이 아닌 예능인으로 얻은 명성과 대중적 인지도는 되려 이번 사태 파급력의 근거였던 점을 돌아보면, 그가 이룬 것이 되려 그를 해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뮤지션의 30년이, 단 1곡의 작곡을 시작으로 이렇게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고 듣는 이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비난과 비판의 차이는 결국 상대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되고, 그를 비판하는 까닭은 그의 목소리를 사람들이 오랫동안 들어왔기 때문이며, 결국 "내가 사랑한 것이 되려 나를 해칠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마치 유희열씨의 류이치 사카모토에 대한 오랜 존경심이 되려, 그의 창작을 지배하고 지금의 이런 상황을 자초한 것처럼요.  안타깝지만, 지금까지 언급된 의혹곡과 뮤지션은 대부분 그가 스스로 사랑한다고 말하던 음악 취향의 영역에서 벗어난 곡이 거의 없습니다. 지금의 그는 표절 의혹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지만, 지난 날 그는 "그 뮤지션의 그 곡"을 스스로 사랑한다고 말했음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닐 영의 노래 "Only Love can break your Heart" 처럼, 사랑하지 않으면 닮지도 않고 자신을 다치게 하지도 않습니다. 

 최근에 인상 깊은 대화를 읽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영화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가 류이치 사카모토에게 "라벨의 볼레로" 같은 곡을 써달라는 제의를 하자,  류이치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작곡가에게 너무 위험한 일이고, 내 음악가 이력이 끝날 수도 있다". 이후 류이치 사카모토가 작곡한 Bolerish(제목부터 오마쥬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를 들어보면 원곡자에 대한 한없는 존경심과 동시에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본인의 해석과 이해를 더했는지 느껴집니다. 쇼팽의 악보를 그대로 연주해도 피아니스트의 감흥과 실력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오듯, 음악은 항상 만드는 이와 듣는 이에게 끊임없는 다른 해석을 선물하는 과정이고, 그렇게 다른 이해에 다다르기 위해, 류이치는 지난 20년 동안 매일 바흐의 평균율을 다시 연주하고, 쓰나미에 휩쓸려 망가진 피아노를 치고, 가장 자연에 가까운 소리를 듣기 위한 자연을 탐구하며, 부지런한 음악적 실험과 관찰을 계속해왔습니다. 그리고 50살부터 70살까지 20년 동안 발표한 영화음악만 스물 작품 이상입니다. 결국 유희열 씨가 진정으로 닮아야 했던 것은 그의 빛나는 24년 전의 성과물이 아닌, 70살이 된 지금까지도 류이치 사카모토가 치른 노력과 희생이고, 그런 노력과 희생 없이 쌓은 창작은, 30년을 무너뜨린 1곡처럼,  매우 위험하고 결국 무의미하다는 엔딩에 다다르네요.

 

원본 유튜브 댓글 작성자 Goldy님 유튜브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kC5aPMN_Vv8'

 

<음악평론가 정민재님의 트위터>

 

▶ 그동안 몇 차례 인터뷰를 제외하고 이에 관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 논란이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고 있는 것 같아 괜히 보태고 싶지 않았다. 뒤늦게 말하자면, 나 역시 유희열 씨의 말처럼 현재 인터넷을 떠도는 '표절 의혹'에 공감하지 않는다. 

 

 코드 진행 일부가 겹친다고 해서 표절이라고 할 수 없다. 원곡자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 모를까, 찰나의 음표 진행 몇 개가 겹치는 것도 표절이 되지 않는다. 높낮이와 속도를 조정해서 비슷하게 들리는 곡 또한 마찬가지다. 내 귀에 비슷하게 들린다고, 내 기분이 나쁘다고 표절이 될 수는 없다.

 

▶ 처음 문제가 된 '아주 사적인 밤'과 'aqua'의 경우, 유희열과 류이치 사카모토의 말처럼 '메인 테마의 유사성'이 느껴지는 정도다. 말 그대로 메인 테마가 닮았다는 것이다. 이 역시 표절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원곡자 역시 유사한 것은 인정하나 표절은 아니며 후속 조치가 필요치 않다고 한 것이다.

 

▶ 원곡자가 확인한 사안을 두고 제3자가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고, 별 의미도 없다. '8마디가 흐트러짐 없이 똑같다'는 말을 구태여 하는 건 스스로 우스워지는 꼴일 뿐만 아니라 원곡자를 모욕하는 것이기도 하다. 위 말의 당사자인 김태원 씨는 작가로서 두 곡의 8마디가 똑같다는 말에 책임질 수 있나.

 

▶ 그의 말과는 달리 실제로 두 곡의 8마디는 결코 똑같지 않다. 일부 다른 부분이 있다. 일부 닮고 일부 다르기 때문에 원곡자도 돌려보낸 것이다. 닮았다는 말과 '흐트러짐 없이 똑같다'는 말의 무게감은 천지차이다. 김태원 씨는 음악인으로서 치명적인 말실수를 했다.

인용글 : [D-eye] "그때는 관행이고, 지금은 악습이다"..유희열, 표절 시비 악보 분석

 

[D-eye] "그때는 관행이고, 지금은 악습이다"..유희열, 표절 시비 악보 분석

[Dispatch=박혜진기자] 사카모토 류이치가 말했다. "모든 창작물은 기존의 예술에 영향을 받습니다. 거기에 자신의 독창성을 5~10% 정도만 가미한다면 그것은 훌륭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류이치 역

entertain.v.daum.net

▶ 아쉬웠던 건 유희열의 첫 대응이었다. 일부 닮은 부분은 있지만 서로 다른 곡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으로 말하니 마치 표절을 인정한 것인양 기사들이 퍼졌다. 여기서부터 이미 바로잡긴 어려워진 것이다.

 

▶ 네티즌은 그 즉시 그동안 자신의 귀에 비슷하게 들리던 곡들을 끌고와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비슷하게 들리는 곡도 있었지만, 그저 비슷하게 들릴 뿐 표절이라고 할만큼 일치하는 곡은 없었다. 원곡자가 문제를 제기한다면 모르겠으나, 그정도 유사성으로 권리 다툼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 '아주 사적인 밤'의 유사성까진 인정하나, 지금 제기된 의혹들 중 상당수는 네티즌의 광기처럼 느껴진다. 애초에 이렇게까지 올 일이 아니었다. 표절은 명백히 법적 문제다. 표절이 아닌 곡들을 내 귀에 의거해 표절로 몰아가는 행위에 공감하기 어렵다. 이쯤에선 소동이 마무리 되었으면 한다.

 

원본 정민재님 트윗 : https://twitter.com/minjae_jung/status/1548940952324124672

 

트위터에서 즐기는 정민재

“그동안 몇 차례 인터뷰를 제외하고 이에 관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 논란이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고 있는 것 같아 괜히 보태고 싶지 않았다. 뒤늦게 말하자면, 나 역시 유희열 씨의 말

twitter.com


· 올해 국내음악 소식 중 가장 안타까웠던 '유희열 표절논란'. 나 또한 그가 써온 많은 음악을 들으며, 어설픈 사춘기의 봄날과 생각이 더워지는 지금의 여름을 살아가고 있다. 그가 남긴 곡의 감성들은 이제 추억에 젖지 않고, 가요를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볼드모트로 전락해버렸다. 이제 그 누구도 함부로 입을 열거나, 좋은 평가를 말하기 어려운 작곡가.

 

 그는 이제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까? 피아노와 오선지를 놓고, 다른 삶을 꿈꾸게 될까. 아니면 이 위기를 다시 음악으로 정면극복할까. 대중문화계에 많은 아티스트들은 장르와 영역의 구분없이 사건이 터진 후, 홀연듯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그가 홀연듯이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 그가 정말 음악을 향한 애정이 지금도 남아있다면, '사카모토 류이치' 선생님이 말씀하셨듯, 아직 우리에게 들려주지 못한 소리를 찾아 우리에게 음악으로 들려줬으면 한다.

 

 뻔뻔하게 음악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있게 다시 음악으로 용서받는 그가 되길 빈다.